다큐멘터리 3일 : 복싱은 살아있다.
2012-10-21 09:38:13
<다큐멘터리 3일> 시청자 기획안 공모가 올해로 3번째를 맞이했다. 8월 한 달 간 접수받은 기획안이 총 767건. 두 차례 심사를 통해 장려상 10명, 우수상 2명, 대상 1명을 선정해 총 13건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 중 대상과 우수상 수상작에 대해서는 본 방송으로 제작된다. 앞으로 3주 동안 시청자 기획안 공모 수상 기획안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3일>을 만나볼 수 있다.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3주간의 <다큐멘터리 3일>. 이번 주는 2012년도 시청자 기획안 공모 대상 수상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복싱체육관 이야기다.
▶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복싱체육관
도심 속 높은 건물들 사이에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이 숨어 있다. 1961년 봄부터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대전 한밭복싱체육관이다. 사각 링만으로도 꽉 차 보이는 80㎡(24평) 정도의 작고 협소한 공간. 벽에 붙어 있는 빛바랜 상장들과 체육관 가득 밴 땀 냄새는 지난 영광을 말해주고 있다. 체육관은 50년 세월을 머금었다.
7~80년대는 우리나라 복싱의 황금기였다. 한밭복싱체육관 역시 세계챔피언의 꿈꾸며 복싱에 전부를 내건 청년들로 가득한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복싱의 인기가 사그라지자 체육관을 찾는 이들은 줄었다. 세상은 변했다. 사람들은 전문적인 선수가 되기보다 취미나 체력 관리, 체중 감량을 위해 체육관을 찾는다. 이러한 변화가 못내 아쉬운 이수남 관장. 그래도 체육관 운영의 기본 원칙은 그대로다. 요령은 없다. 복싱은 땀을 흘린 만큼 대가를 얻는 가장 정직한 스포츠다. 오래되고 낡은 시설에 엄한 관장의 지도. 그럼에도 한밭복싱체육관을 찾는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 벗어날 수 없는 2분의 마력
한밭복싱체육관에 들어서면 2분의 라운드와 30초의 휴식을 알리는 라운드벨이 끊임없이 울린다. 관원들은 아마추어 경기에 맞춘 라운드벨 소리에 따라 운동을 한다.
"운동 처음하면 진짜 2분이 20분 같아요. 2분 하고 30초 쉬는데 2분이 정말 너무 길어요. 처음에는 정말 지옥 같아요." 박웅희_27세
"정말 지옥 같아요. 너무 길어요, 시간이. 올라가봐야 그게 몸으로 직접 체감을 하는 그런 게 있어요. '그래도 2분? 금방 하겠네' 생각하다가 아주 된통 당했죠." 김태성_25세
사각의 링 위에 올라가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2분의 밀도. 자신의 한계와 마주하고 성장한 사람들은 2분의 마력에서 헤어날 수 없다.
헝그리 정신으로 대변되던 복싱 투혼은 희미해졌어도, 여전히 정직한 땀의 의미를 알고 복싱에 매료된 사람들. 시대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바쳐 체육관을 지켜온 이수남 관장. 복싱의 정신을 전수하려는 그의 고집스럽고 불편한 원칙은 50년 간 한밭복싱체육관을 한 자리에 서 있게 했다.
"다들 오면 놀라시더라고요. 아직 이런 체육관이 있다고... 여기 오면 그래서 그럴 거예요. 좀 더 편해요, 여기가. 다른 체육관 가면 좋은 시설이 되게 불편해요." 강석_44세
"진득한 맛이 있다고 해야 되나, 체육관 자체에서? 그래서 자꾸 끌리게 되더라고요." 이재동_29세
체육관 곳곳의 낡은 흔적들과 묵은 향기는 정통 복싱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인생으로 비유되는 사각의 링, 그 위에서 가장 정직하고 치열한 시간을 경험한 이들의 진짜 복싱을 만나 본다.
글 : KBS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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