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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그 때, 그 사람] 진지함과 자유분방함을 오가는 에벤 콰르텟

기사에 나온 방송을 들어보세요! 42:38

 


출처 http://www.kamfest.no/en-gb/press/pressimages/

 

누구를 막론하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은 모두 멋있죠. 연주자도 무대에서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고 음악에 몰입한 모습이 제일 멋지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현악 4중주 팀인데요, 이들의 동영상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음악 그 자체에 몰아지경으로 집중하는 모습에 저도 한몸이 된 듯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프랑스의 현악 4중주단, 에벤 4중주단입니다.

 


출처 http://www.kulturzeitschrift.at/kritiken/musik-konzert/vier-temperamente-und-eine-erfrischende-ausgeglichenheit-2013-jubel-fuer-das-201equatuor-ebene201c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 Quatuor Ebene: Schubert - Death and the Maiden, Quartet No. 14 D. 810 (Verbier Festival 2008)

 

2009년이 이어 지난 10월에 공연을 가진 에벤 4중주단의 연주로 제가 맨 처음 들었던 곡은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4중주곡이었습니다.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발에서의 실황에서 네 사람 모두 엄청나게 땀을 흘려가며 연주하던 2악장의 변주곡은 정말 일품이었죠. 그들이 정통 현악 4중주뿐 아니라 재즈, 팝, 영화음악 등을 편곡해서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이번 내한공연도 전반부에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연주하고 후반부의 레퍼토리가 비어있어 청중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그들은 거기에 존 콜트레인, 조 자비눌, 피아졸라 등의 작품을 나름대로의 편곡 솜씨와 즉흥연주를 곁들여 채워 넣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청중의 반응은 열광적이었고 그 날의 공연은 그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파격적인 색깔로 마무리됐습니다.

 


에벤 콰르텟 내한 공연 안내 동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X7nSGhSKfJM

 

네 사람의 사진을 보면 꽤 진지한 얼굴들인데, 여러 가지 자유분방한 작업들도 하는 모습이 그래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에벤 콰르텟은 1999년 창단됐습니다. 비올라 주자의 한 차례 교체를 거쳐 현재 바이올린 피에르 콜롱베, 가브리엘 드 마가주, 비올라 아드리앙 브와수, 첼로 라파엘 메를랑으로 구성돼 있구요, 파리에서 이자이 콰르텟, 가보 타카치, 죄르지 쿠르탁 등과 함께 공부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2004년 독일 ARD 콩쿠르에서 현악 4중주 부문 1위와 관객상 등 다섯 개 부문을 휩쓸면서 등장한 이후였는데요, 2009년 라벨의 작품 등을 담은 데뷔 음반이 독일 에코 상과  그라모폰상 최고 영예인 ‘올해의 음반상’을 받으면서 수직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죠. 가장 최근 음반인 멘델스존 남매의 현악 4중주 작품을 담은 음반은 BBC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베스트 실내악 음반’ 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멘델스존 연주 / Quatuor Ebene: Mendelssohn "Felix & Fanny"

 


출처 http://www.abteikonzerte.de/de/impressionen.html

 
10년이 조금 넘은 4중주단치고는 정말 많은 일들을 이뤄온 셈인데요, 앞서 동영상에서도 제가 언급한 대로, 이들은 작품을 대하는 열정과 집중력이 정말 뛰어납니다. 이런 음악적 특성을 모습을 보지 않고 소리로 들어도 듣는 이들이 금방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한데요, 그만큼 앙상블 자체에서 듣는 이들에게 독특한 설득력을 발휘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네 사람의 역할 분담도 좀 특이한 것 같습니다. 보통은 자기 자리에서 필요한 역할에 충실한데 만족하지만, 이들은 같은 음표들을 연주하더라도 구성원 한 사람마다 갖는 주인의식이 강합니다, 다시 말해 네 사람의 솔리스트가 모인 것 같은 음악적 비중과 노련한 앙상블 팀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고도의 하모니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에벤을 다른 팀과 구분 짓는 차이입니다. 넷이 하나 된 일체감과, 네 명이 서로 다른 앙상블을 만들어 자유롭게 합체하는 ‘네 배’ 의 스케일을 한꺼번에 느끼게 한다고나 할까요.

 

영화 ‘펄프 픽션’의 메인 테마 / Ebene Quartet (Quatuor Ebene) plays Pulp Fiction

 

에벤 콰르텟을 얘기하면서 크로스오버 음악 연주와 이와 관련된 음반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2010년 발매된 ‘픽션’ 이라는 제목의 음반은 영화 ‘펄프 픽션’의 메인 테마를 편곡한 작품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이름이죠. 영화음악과 재즈, 팝송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재치있는 편곡과 파니 아르당, 나탈리 드세이 등 흥미로운 게스트들을 깜짝 등장시키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평단과 관객들 양쪽에서 골고루 찬사를 받으면서 높은 판매고와 독일 에코상을 받는 영광을 함께 누렸습니다. 여기서 이들의 활약은 파격적입니다. 첼리스트인 라파엘 메를랑이 베이스를 겸해 연주했구요, 노래 실력도 뛰어나서 아카펠라 4중주단으로 변모하기도 하죠. 게스트인 드럼주자도 등장합니다만, 현악 주자 네 명이 연주하는 앙상블의 선입견을 과감히 깨는 강렬하고 거친 비트와 리듬감 등을 보여주면서 과연 이들의 가능성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AbaXRLhtkec

 


비틀즈의  'Come together'  / Ebene Quartet performs Come Together by the Beatles

 

‘Giant steps', 'In a silent way', 'Stella by Starlight', 'Come together' ... 이번 공연에서 그들이 후반부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뛰어난 연주력으로 소화해낸 재즈와 팝의 명곡들입니다. “과거의 음악이란 없다. 음악이란 어느 시대에 만들어졌든 영원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모든 음악은 현대음악이다.” 그들의 인터뷰 중 인상적인 구절이었습니다. 공연 당일도 4시간 이상의 리허설을 갖는 것으로 유명한 에벵 콰르텟은 혹독하다고 할 수 있는 훈련으로 탄생한 팀이기도 합니다. 온전히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뭉쳐진 에벤 콰르텟은 때때로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고전음악 앙상블의 모습이 아니라, 언제든지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 싱싱하고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또 다른 형태의 21세기적 연주 그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entertainment/music/at-the-library-of-congress-quatuor-ebene-cements-place-among-elite-string-quartets/2014/02/21/bc989e28-9b18-11e3-8112-52fdf646027b_story.html 

 

[이 기사는 KBS라디오 1FM <KBS 음악실>의 코너 '피아니스트 김주영의 그 때 그 사람' 10월 10일 방송을 기사화한 것입니다]

 


 * 피아니스트 김주영의 ‘그 때, 그 사람’- 에벤 콰르텟 Quatuor Ebene 선곡표(클릭)

10. Haydn
   * 현악 4중주 b단조 Hob.3-37 중
     1악장 Allegro moderato
     2악장 Scherzo-Allegro di molto
   * Quatuor Ebene [7:26]

 

11. Bartok
   * 현악 4중주 Op.17 중 1악장 Moderato
   * Quatuor Ebene [10:25]

 

12. Beatles
   * Come Together
   * Quatuor Ebene (Solo.Pierre Colombet:Vn) [3:06]

 

13. Harold Arlen
   * Somewhere over the Rainbow
   * Quatuor Ebene & (Sop) Natalie Dessay (Solo.Mathieu Herzog:Va) [6:47]


 

 

 

스토리텔러 김주영 :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칼럼니스트인 김주영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 음악원 대학원에서 석사 및 연주 박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모스크바 프로코피에프 예술기념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 파리 그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등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KBS 주최 한국의 음악가 음반을 녹음하였고, KBS 클래식 FM ‘KBS 음악실’에서 '김주영의 그 때 그 사람' 코너와 1라디오 '문화공감' 의 '올 댓 클래식' 코너,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 아카데미 ‘정오의 음악회’ 진행자로서 클래식을 알리고 있다. 약 300여 명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KBS 음악실' MC로서의 활동과 그 외 여러 방송 경험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음악의 전 분야를 섭렵하려는 의욕이 늘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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