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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그 때, 그 사람] 오스트리아의 전설, 피아니스트 외르크 데무스

기사에 나온 방송을 들어보세요! 49:18


출처 http://capella-academica.at/2014-2015/prg2014-2015.htm

 

100세 시대라고도 하고, 스트레스 덜 받는 삶이 장수의 비결이라고도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는 평소 꾸준히 지켜야 하는 매일매일의 ‘과제’ 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편입니다. 규칙적인 시간표와 수면 시간, 하루 세끼 골고루 챙겨 먹고 운동도 자주 하고 등등... 이런 게 뭐가 힘드냐고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선택의 갈등, 그러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스트레스 없이 살까, 아니면 심신의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 좋은 상태를 유지하며 살아갈까 하는 ‘부끄러운’ 고민을 가끔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죠.

 

아무튼 이번 글의 주인공을 보면 저같이 게으른 피아니스트는 당장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88세를 맞이하는, 그러나 여전히 현역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놀라운 피아니스트, 오스트리아의 전설, 외르크 데무스입니다.

 

외르크 데무스는 올해 7월에 연천 DMZ 페스티벌에 특별 게스트로 초청되어 독주회를 가졌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에 걸친 무대에서 바흐의 평균율,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마지막 소나타 등을 연주했죠. 짧은 기간에 다른 레퍼토리로 연주를 하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고, 프로그램도 젊은 피아니스트들도 꺼릴 정도로 무거운 곡들이었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마지막 날 공연에 갔었는데, 연주력의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젊은 시절의 데무스와 거의 흡사했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놀라운 연주였습니다.

 


출처 연천DMZ국제음악제 홈페이지 http://www.dmzimf.com/html/main.php#

 

외르크 데무스는 1928년 12월 2일,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페르텐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였고, 아버지 오토 데무스는 저명한 미술사가였죠. 6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구요, 11세 때에 비엔나 음악아카데미(Vienna Academy of Music)에 입학하여 피아노와 지휘를 공부하고 1945년에 졸업했습니다. 그 뒤에도 공부를 계속해서 발터 케슈바우머에게 피아노를, 칼 발터에게 오르간을, 한스 스바로프스키와 요제프 크립스에게서 지휘를 배웠죠.

 

비엔나에서의 공부를 마친 뒤 파리로 가서 1951년부터 1953년까지 베토벤 해석의 권위자였던 피아니스트 이브 나트(Yves Nat)를 사사했습니다. 자르브뤼켄 음악원(Saarbrucken Conservatory)의 발터 기제킹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하여 배웠고, 그 후 빌헬름 켐프, 에드빈 피셔, 아르투르 베네데티-미켈란젤리 의 지도를 받기도 했습니다.

 


젊은 시절의 외르크 데무스 / 출처 http://www.bach-cantatas.com/Bio/Demus-Jorg.htm

 

뉴욕 데뷔를 시작으로 미국 투어 및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지로 순회연주를 가졌으며, 수년 동안 국제 페스티발에 고정적으로 초대되어 연주한 데무스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조셉 크립스, 앙드레 클뤼탕스, 볼프강 자발리쉬, 세이지 오자와 등의 지휘로 협연 무대도 많이 가졌습니다. 레코딩도 엄청 많이 남긴 데무스는 약 350종의 음반을 만들었는데요, 그 중에 슈베르트와 슈만의 음반들이 제일 많이 사랑받는 것 같네요.

 


Jorg Demus plays Schubert - Fantasia in C Minor, D.993

 

 

슈베르트의 작품으로는 <악흥의 때>와 작품 90의 <즉흥곡>, 작품 142의 <즉흥곡>과 <3개의 피아노 소품> ,<피아노를 위한 무곡집> 등이 좋고, 슈만의 것으로는 <교향적 연습곡>과 <환상곡 C장조> 등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됩니다. 실내악을 연주한 것으로는 바릴리 현악 4중주단과의 협연이나 피셔-디스카우의 반주자로서 연주한 것들이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있죠. 베토벤 탄생 200주년에 본에서 열린 베토벤 페스티벌에서 연주하는 영예를 얻었으며, 1977년 비엔나 베토벤 협회 베토벤-링 상, 1979년 비엔나 모차르트 협회의 모차르트 메달,1986년 츠비카우 슈만 상을 수상했습니다.

 

 
Jorg Demus " Fantasie op 17" Schumann (1. Mov.) for Irene

 


출처 http://www.bach-cantatas.com/Bio/Demus-Jorg.htm

 

국내에서의 지명도나 관심과 상관없이 데무스의 연주인생은 음반과 무대 양쪽에서 꾸준히 이어져 온 셈입니다. 간간히 소식을 들려주긴 했지만, 이번 내한 독주회는 그의 올드 팬들에게 원숙한 노대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듯한데요, 이번 연주에서 제가 발견한 데무스의 스타일 변화는 조금 독특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완성된 대가들은 대개 자신의 음악성과 기질을 그대로 지닌 채 경험과 연륜에 따른 여유와 관록이 연주에서 배어 나오는 것이 보통인데, 데무스의 경우는 자신의 젊었을 때의 연주 스타일을 그대로 보존 시킨 상태에서 뭔가 새로운 리듬체계나 음향관이 형성이 되어 해석을 매우 흥미롭게 변화시킨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랜 기간 노력한 끝에 자신이 다루던 음악의 새로운 접근 방법이나 포인트를 ‘해탈하듯’ 이해했다고나 할까요. 그것이 무엇인지 타인이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마치 젊었을 때의 데무스라는 자아 위에 새롭게 태어난 또 다른 데무스가 함께 연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척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런 이유로 청중들은 예전 음반으로 듣던 젊은 데무스를 그대로 떠올릴 수도 있었고, 새로운 스타일로 덧입혀진 노년의 대가를 만날 수도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출처 http://www.bach-cantatas.com/Bio/Demus-Jorg.htm

 

외르크 데무스를 검색하면 꼭 나오는 표현이 ‘빈의 피아니스트 3총사’입니다. 세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난 프리드리히 굴다, 음악 문헌과 고증으로 유명한 파울 바두라 스코다, 그리고 데무스입니다. 이들은 서로 친분이 있기도 했지만, 나이도 비슷하여 3총사로 불렸는데, 스타일은 많이 달랐죠. 잘 알려진 대로 굴다는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대가였던 동시에 재즈 피아니스트, 작곡가로도 맹활약했고, 바두라 스코다는 악보 연구와 피아노포르테 연주에도 능한 인물이죠. 저마다 세 사람의 개성이 다른 것이 어쩌면 팬들에게 더 흥미를 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외르크 데무스의 베토벤 소나타 / Jorg Demus Beethoven Sonata Op.111 mov1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buEUdOLfUnM

 

데무스같은 피아니스트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일까요? 직업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그의 모습을 보면 그냥 평생 하던 일을 계속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네요. 자신도 한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예전에 해 왔던 일들, 연습이나 연주, 가르치는 일 등을 지금 더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다. 나이를 먹고 있으니까...’ 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지나치지 않게, 그리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삶이 제일 건강한 삶인 것 같은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죠. 힘든 일이겠지만, 데무스와 같은 멋진 인생을 따라가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8월 22일에 방송한 KBS 1FM <KBS 음악실> 코너  “피아니스트 김주영의 ‘그 때, 그 사람’”을 재구성하였습니다.]


 

* 피아니스트 김주영의 ‘그 때, 그 사람’ 선곡표(클릭)

 

8. L.v. Beethoven

   * 피아노 소나타 32번 C단조 Op.111 중
     1악장 Maestoso: Allegro con brio ed appasionato
   * Joerg Demus / Pf [08:34]

 

9. W.A.Mozart
   * 피아노 협주곡 23번 A장조 KV.488 중
     2악장 Adagio
     3악장 Allegro assai
   * Joerg Demus / Pf Collegium Aureum [14:20]

 

10. Schumann
   * 피아노 4중주 E플랫 장조 Op.47 중 3악장 Andante Cantabile
   * Joerg Demus / Pf Barylli 4중주단 [06:18]

 

 

스토리텔러 김주영 :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칼럼니스트인 김주영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 음악원 대학원에서 석사 및 연주 박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모스크바 프로코피에프 예술기념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 파리 그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등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KBS 주최 한국의 음악가 음반을 녹음하였고, KBS 클래식 FM ‘KBS 음악실’에서 '김주영의 그 때 그 사람' 코너와 1라디오 '문화공감' 의 '올 댓 클래식' 코너,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 아카데미 ‘정오의 음악회’ 진행자로서 클래식을 알리고 있다. 약 300여 명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KBS 음악실' MC로서의 활동과 그 외 여러 방송 경험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음악의 전 분야를 섭렵하려는 의욕이 늘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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