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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그 때, 그 사람] 꾸준한 지휘자, 임헌정

기사에 나온 방송을 들어보세요! 51:09

세상에 어렵지 않은 직업은 없을 것입니다. 음악가가 겪어야 하는 직업상의, 아니 인생의 최대 난점은 어떤 것일까요? 제 생각으로는 변화 속의 한결같음, 또 그 꾸준함 안에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진화를 꾀해야 한다는 점 같습니다. 한마디로 정중동인데, 예술가로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생명과도 같은 꾸준함을 유지하는 인물은 그다지 많지 않죠. 이번 주인공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휘자 중 한 분인데요, 앞서 설명한 꾸준한 자기계발과 실험정신, 도전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함으로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만들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휘자 임헌정씨입니다. 

 


출처 예술의 전당 http://press.sac.or.kr/_press/000-2011/2011%203B%20series/2011%203B%20series%20pre/2011%203B%20series%20pre.htm

 

늘 꾸준하게 자신의 분야를 지키고 있는 인물. 무엇보다 독특한 자신만의 분위기가 있는 지휘자라는 이미지가 강하죠. 임헌정 지휘자가 부천 필을 지휘하면서 이루어 놓은 선구자적인 업적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역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를 이끌면서 클래식 음악계에 센세이션을 몰고 온 일은 10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회자되고 있는 중요한 음악계의 사건입니다. 말러라는 작곡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해 오셨던 애호가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국내 오케스트라에 의해 완성도 높게 연주되고 또 그 연주를 전후해 여러 가지 토론이나 분석, 다양한 평까지 나온 일들은 최초였다고 생각됩니다. 대한민국 오케스트라의 짧은 역사를 감안하면 한 지휘자가 한 곳의 오케스트라를 오래 맡기 힘든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임헌정씨는 25년이라는 기간 동안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재임했고, 현재는 코리안 심포니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출처 부천시립예술단 http://www.bucheonphil.org/

 

그가 걸어 온 길을 한 번 살펴볼까요? 1953년생이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습니다. 처음에는 작곡 전공으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요, 제14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작곡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서울대 음대 졸업 이후 미국 메네스 음악대학과 줄리아드 스쿨에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고 한 때 첼로를 함께 공부하기도 했죠. 귀국한 해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지휘전공 교수로 임명됐고, 1989년부터 25년간 부천필의 상임지휘자를 지냈습니다.

 


출처 부천시립예술단 http://www.bucheonphil.org/

 

 

학생시절부터 어려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도전 정신이 투철했는데요, 서울대 음대 재학 시절 그가 이끈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병사의 이야기》 초연이 그 대표적인 사건이었죠. 또 앞서 설명했던 부천필과 함께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해냄으로써 한국 클래식계에 ‘말러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평가됐습니다.

 


출처 부천시립예술단 http://www.bucheonphil.org/

 

말러 외에도 그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교향곡 시리즈,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시리즈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죠. 《동아일보》가 국내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최고의 지휘자’로, 《한겨레》 기획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10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음악협회 ‘한국음악상’, 문화체육부 지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우경문화예술상’, ‘서울음악대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상)’, ‘대원음악상 특별공헌상’을 받았구요. 2005년에는 부천시를 문화예술도시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한 점이 고려되어, 부천필이 음악단체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호암상을 받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2014년 1월부터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제5대 예술감독에 임명되었습니다.

 


코리안심포니 유럽투어 / 출처 코리안심포니 http://www.koreansymphony.com/store/concert/plan_concert.php?concert_no=471

 

뛰어난 내공을 지닌 임헌정의 지휘봉에서 나오는 음악의 특징은 어떠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임헌정 지휘자의 스타일은 레퍼토리를 가리지 않고 멜로디가 유려하게 흐르게 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그래서 매끄럽게 다듬어진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다고 생각됩니다. 굉장히 예민한 감각으로 단원들을 한 데 모으는 카리스마도 강한 것은 물론이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로 리허설에서 오케스트라를 하드 트레이닝 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다각도의 분석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통해 가장 최선의 방법을 이끌어내는 방식의 지휘를 하기 때문에 늘 학구적이고 레퍼토리의 폭을 넓히는 것보다는 숙련된 작품을 좀 더 깊이있게 파고들 때 최상의 결과를 낳는 지휘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표정에서 늘 심각하고 엄숙한 느낌이 풍겨 나와서 임헌정 선생님은 내성적이고 진지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달변은 아니지만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내는 말솜씨를 지녔고, 숨은 유머 감각도 상당합니다만, 지나치게 완벽주의자라서 한 때는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도 했죠. 다행히 60대에 들어서면서 활력을 되찾고 이전보다 더 젊어진 듯하여 학창시절 교수님을 기억하는 제 마음도 행복합니다.

 

언젠가 저와 대화하다가, 자신은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우아함과 품위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어요. ‘나는 세상의 클래식 음악이 다 없어져도 모차르트와 베르디의 음악만은 남을 것이라고 믿는데, 바로 우아함과 품위가 넘치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라고 하셨는데, 임헌정 지휘자가 말러나 부르크너만큼 좋아하는 작곡가가 바로 이 두 사람입니다.

 

지난 7월에도 예술의 전당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했죠.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총출동하고 지휘자도 코리안심포니가 처음으로 무대에서 연주하는 ‘마술피리’ 라서 더욱 의욕에 찬 연주를 들려주었는데요,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에너지에 넘치는 임헌정 지휘자의 행보가 새 보금자리를 찾으면서 또다른 색깔로 진화하지 않을까 많은 기대가 됩니다. 아울러 그가 추구하는 ‘우아함’ 과 ‘품위’ 가 흘러넘치는 음악이 영역이 더욱 넓어지기를, 그래서 그의 음악에 갈채를 보내는 팬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출처 예술의 전당 http://press.sac.or.kr/_press/000-2011/2011%203B%20series/2011%203B%20series%20pre/2011%203B%20series%20pre.htm

 

 

스토리텔러 김주영 :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칼럼니스트인 김주영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 음악원 대학원에서 석사 및 연주 박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모스크바 프로코피에프 예술기념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 파리 그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등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KBS 주최 한국의 음악가 음반을 녹음하였고, KBS 클래식 FM ‘KBS 음악실’에서 '김주영의 그 때 그 사람' 코너와 1라디오 '문화공감' 의 '올 댓 클래식' 코너,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 아카데미 ‘정오의 음악회’ 진행자로서 클래식을 알리고 있다. 약 300여 명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KBS 음악실' MC로서의 활동과 그 외 여러 방송 경험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음악의 전 분야를 섭렵하려는 의욕이 늘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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