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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의 봄날 1부 (2015/04/13)
  • 방송일시 : 2015년 04월 13일(월) 오전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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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봄날

 

 

방송 일시: 2015년 4월 13일(월) ~ 4월 17일(금)

채 널: KBS 1TV 오전 7:50 ~ 8:25

프로듀서 : 이은수

보도자료 문의 : 노미래 취재작가 (02-761-6921)

 



“밤새 안녕들 하시오”

지팡이를 짚고 중학교에 나타난 여든넷 꼬부랑 복학생, 

올해, 다시 중학생이 된 김복환 할아버지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스무 살이 넘은 늦은 나이에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2학년이 되는 이듬해 봄, 

영장이 나오며 할아버지의 짧은 중학생활은 끝이 났다. 

인생 밭에서 농사짓고 자식 키우며 꼬부랑 할아버지가 됐다는데...  

그러다 어느 할머니의 수능 도전기를 TV에서 보고 

정신이 번쩍 났다는 할아버지는 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도교육청의 재가까지 받아 다시 중학교로 돌아왔다

 

그러나, 영어, 수학은 당최 모르겠고 

그나마 옛날이야기 같은 국어와 들어봄직한 역사는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

어리지만 심성 고운 친구들과 좋은 선생님들 덕분에

중학교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는 중이다.


평생을 땅에 기대 살아온 농부다 보니 학교에 가서도 

마음은 어느새, 마늘밭에 가 있다는데...

집에 오면 영락없이 부지런한 농부로 돌아간다.


아침 8시에 등교해 꼬박 8시간을 보내다 돌아오면 

60년 넘게 함께 산, 박창호 할머니(83)가 엄마처럼 가방을 받아준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며 농사를 지으러 3년 전 내려온 

장남 길성씨(62)는 중학생이 된 아버지 덕분에 

뒤늦게 보호자가 됐다


꼿꼿하던 허리는 굽고 백발성성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은 ‘뜨거운 청춘’ 이라는 김복환 할아버지

여든 네 번째 봄날이 찬란하다 


 

 


# 60년 가슴에 사무친 '못 배운 한'



 김복환 할아버지의 여든네 번째 봄이다. 

동 트면 일어나 해지면 잠드는 부지런한 일상은 올해도 변함이 없다. 꼬부랑허리는 언제적 

굽었는지 기억에도 없다는 백발노인의 아침은 자식 돌보듯 기르는 동물들 밥 주는 걸로 시작한다. 

밭이며 화목보일러 불같은 집안의 소소한 것들을 살피는 걸음이 느긋하다. 

원래라면 밭에 거름을 내거나 풀이라도 맸겠으나 3월 2일부터 그게 아니다. 

방으로 들어간 후, 할아버지는 중학생으로 변신한다. 새 교복에 선물 받은 책가방, 

등교 준비를 하는 할아버지는 중학교 2학년이다. 


 일제강점기에 초등학교를 다녔지만 생계가 어려워 중퇴를 하고 일을 해야 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학업에 대한 미련은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는데, 

마을에 중학교가 생기면서 당시 스무 살이 넘은 나이로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때가 1955년, 

그러나 이듬해 봄 영장이 날아오고 할아버지의 짧은 중학생활은 그렇게 끝이 났다. 

제대 후, 일하며 살다보니 어느새 60년이 훌쩍 흘렀다. 

그러다 TV에서 수능에 도전한 할머니의 사연을 보고 정신이 번쩍 났다는 할아버지, 

그 길로 중학교에 상담 전화를 했다. 




# 꼬부랑 왕형님, 학교에 가다!



 선생님들간의 회의, 도교육청의 재가를 받고 재취학을 하게 된 할아버지.

아침 8시 10분, 꼬부랑 중학생을 데리러 등하교 지원 택시가 온다. 

오래 전에는 어둡고 무서운 산길을 넘어 학교를 다녔는데 지금은 집 멀다고 택시까지 와주니, 

공부하는 학생이 좋긴 좋은 것 같다. 


“밤새 안녕들 하시오”, “밤새 안녕했어?” 1954년 개교 이래 이런 학생은 처음이다.

백발 꼬부랑 중학생은 언제나 교무실 인사가 먼저다.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할아버지는 하루 평균 8시간, 여느 15살과 똑같은 수업을 듣는다. 

그러나 60년을 건너 뛴 공부가 어디 쉬울까? 영어 선생님의 말은 그야말로 ‘먼 나라 꼬부랑 말’, 

60년을 잊지 않은 알파벳이라도 복습해야겠고, 수학은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 

그런 선생님께 받은 과제는 두 자리 수 곱셈, 할아버지 말로는 “쌍줄 곱하기”라나 뭐라나... 

그러나 국어와 역사는 가장 재미있는 수업이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이 생긴 교실을 하루에도 서너번 오르락내리는 이동식 수업... 

여든넷 할아버지에게는 모든 게 낯설고 익혀야할 공부인 셈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열다섯 소년이건만 몸은 구순을 바라보는 노인, 

심성 고운 친구들과 좋은 선생님들 덕분에 할아버지의 등교는 오늘도 계속된다.




# "우리 영감, 학교 가더니 철들었네"



 국어 시간에 시를 배운 날, “당년 83세 박창호 할머니는 중학교 2년생과 부부연을 맺고...” 

60년 넘게 산 할머니와 중학생이 된 당신의 이야기를 짧게 시로 써봤단다. 

그러고는 생각해도 우스운 지, 소년처럼 킥킥 웃는다. 


 꼬박 8시간을 공부하고 할아버지가 돌아올 때면 할머니는 엄마처럼 남편의 책가방을 받아준다. 

젊어 고생한 탓에 남편은 꼬부랑 할배가 됐고, 할머니는 당뇨병을 30년 넘게 앓고 있다. 

일평생 다감한 말 한 번 없더니,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날마다 할머니 앞에 뭔가를 내놓는다.

떡이며 과자, 어느 날은 연필 사는 김에 샀다며, 사탕을 사왔다. 

“학교 가더니 철들었다” 며 웃는 할머니, 진작에 보낼 걸 그랬단다.


집에 오면 할아버지는 다시 농부로 돌아간다. 

배우지 못한 걸 탓하는 대신 인생 밭을 부지런히 일군 할아버지, 

마늘이며 땅콩 같은 농사만 남기고 사실 논농사는 힘에 부쳐 남에게 맡겼다. 

뒤늦게 농사를 짓겠다고 내려온 장남이 아버지 대신 논농사를 지어보겠단다. 

아들의 농사야 눈에 덜 차지만, 그래도 나이든 부모 곁에 내려와 봉양 한다고 고생이니 

그게 어딘가 싶다. 게다가 제 어미 힘들다며 애비 교복 다려주는 아들을 보고 있자면, 

뚝뚝한 할아버지 괜히 미안해 기껏 하신다는 말이, “아, 그만혀!”다.



# 인생의 찬란한 봄은 지금부터



 지각, 결석, 조퇴란 일절 없는 성실한 중학생.


그러던 어느 날 교무실에 들러 담임선생님께 조퇴를 부탁하는데 무슨 급한 일인가 했더니, 

아버지의 기일이란다. 손위 누님과 여동생, 그리고 아들딸이 모였다. 

얼마 전 태어난 증손주들까지 오니 작은집이 들썩들썩하다. 

요즘은 모이기만 하면 할아버지의 중학생활을 묻지만, 

이런 날은 오히려 학교에 다니는 게 죄짓는 것 같다는 할아버지다. 

아들들이야 고등학교, 대학교까지도 보냈지만 딸 명숙(57)은 중학교도 보내지 못했다. 

사는 데 급급해 부모가 돼서 딸에게 자신과 똑같은 한을 준 게, 

당신이 학교에 다니고 보니 더 시리고 아프신 모양이다.


부석중학교 2학년 1반 28번, 

전교 회장 부회장 선거에 당당히 한 표의 권리도 행사하는 꼬부랑 중학생. 

고된 농사를 마치고 밤마다 혼자 책을 읽던 할아버지의 책상 앞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잠깐의 배움은 어렵지만 못 배운 설움은 일평생입니다” 

아들이 사 준 새 모자를 쓰고 등교 택시에 오른 할아버지에게 

70살 어린 1학년 후배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모자를 쓰시니 더 멋있어요.” 

“그래? 나도 그런 것 같아.” 활짝 웃는 중학교 2학년, 등굣길이 즐겁다. 



김복환 할아버지의 여든네 번째 봄,

인생의 봄날은 지금부터다


 




1부 주요 내용 (2015/4/13)

 

김복환 할아버지의 여든네 번째 봄이 찾아왔다. 아침이면 가축들의 밥부터 챙겨주고 

작업복 대신 새 교복으로 갈아입는 할아버지는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됐다.

고된 농사를 마치고 밤이면 책을 읽던 할아버지

그러나 손자뻘 되는 학생들과 함께 듣는 수업은 만만치가 않은데...

이동 수업 후, 교실로 돌아가는 할아버지, 그런데 교실을 잃어버렸다

 

 

  

 

  

연출 : 박정규

촬영 : 홍석원

글 · 구성 : 김은희

취 재 : 노미래
조연출 : 이광율
제 작 : 타임프로덕션 (02-761-6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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